잡다한 이야기

반도체 ‘꿈의 1000층’ 누가 먼저 쌓을까 반도체 업계 ‘초고층 전쟁’

HaulS 2023.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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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지난 8일 공개한 321단 1Tb(테라비트) 4D 낸드플래시 제품 샘플. 300단 이상 낸드 기술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

반도체 업계에서 ‘초고층 전쟁’이 한창이다. 최근 AI(인공지능) 시장 확대로 고집적·고용량 메모리 수요가 커지면서 메모리의 일종인 낸드플래시 칩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성능과 용량을 높이는 적층(積層) 기술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2015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48단 낸드플래시를 양산한 후 반도체 업체들은 고층 빌딩 경쟁을 하듯 매년 최고 단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 8일엔 SK하이닉스가 321단 높이의 낸드플래시 샘플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또 한번 최고층 기록을 갈아치웠다. 반도체는 어디까지 높아질 수 있을까.

◇아파트 올리듯… 이론상 1000층까지 가능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인 낸드플래시는 원래 수평으로 칩을 확장해 저장 용량을 키워왔다. 하지만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본 단위인 셀(cell)을 한정된 면적에 최대한 밀집시키는 ‘미세화 공정’이 한계에 다다르자, 저장 공간을 아파트 짓듯 층층이 쌓아 올리는 식으로 발상의 전환을 했다.

초고층 낸드플래시를 만들 때 필요한 핵심 기술은 ‘구멍 뚫기(에칭)’다. 시루떡을 쌓듯이 반도체 원재료를 50단, 100단으로 겹쳐 쌓은 뒤 약 10억개가 넘는 구멍을 수직으로 뚫는다. 여기에 반도체 특성을 내는 물질을 채워 넣어 전자(電子)가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고층 건물에 빠른 엘리베이터가 필수이듯, 낸드도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으려면 층마다 균일한 구멍을 뚫고 구멍마다 전자를 이동시킬 수 있는 기술이 중요하다.

최근 반도체 업체들은 100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만들면서 ‘더블 스택’ 기술을 사용한다. 100단 낸드플래시를 만들 경우 한 번에 구멍을 뚫는 것을 싱글 스택이라고 하고, 50단씩 두 번에 나눠 뚫는 것을 더블 스택이라고 한다. 삼성전자는 싱글 스택 기술력을 가진 유일한 기업이었는데 최근 단수가 올라가면서 구멍을 나눠서 뚫는 더블 스택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낸드플래시의 층을 300단 이상 쌓아도 전체 높이가 무한정 높아지지는 않는다. 3차원 스케일링 기술 덕분이다. 이 기술은 낸드플래시 각 층을 이루는 기본 단위인 셀의 높이를 줄여 층수를 늘려도 전체 높이가 크게 증가하지 않게 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최근엔 높이 쌓인 셀 간에 발생할 수 있는 전자 이동 간섭현상을 최소화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라고 했다. 반도체 업계에선 지금처럼 적층 기술이 계속 발전한다면 이론상 1000단 이상까지 쌓아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층수 높다고 명품 아파트 아냐”

다만 반도체의 층수가 높다고 반드시 칩의 성능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낮은 단수라도 반도체 내부 공간을 효율적으로 제작해 크기를 줄이고, 데이터 전송 속도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체들은 이를 위해 칩 내부 밀도를 높이는 기술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셀 하나에 저장되는 데이터 수를 늘린 ‘3비트’ 기술을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층수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각 방(저장 공간)의 효율도 높인 셈이다.

SK하이닉스도 셀에서 핵심 요소를 제외한 주변부 회로를 따로 빼 별도 공간에 모으는 기술을 개발했다. 건물로 치면 식당·주차장 등 주변 시설을 별도 공간에 배치해 공간 효율성을 높인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층수만 높다고 명품 아파트가 아닌 것처럼 반도체도 칩 내부를 고밀도로 제조하는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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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꿈의 1000층’ 누가 먼저 쌓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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